일희일비. Blog

2010.03.03 수요일에 팀원들과 북한산 등반을 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가볍게 나선 등산길.

 

 

쫙 붙는 블랙진에 정장용 구두를 신고도 설악산을 오르곤했던지라 등산 따위 아주 우습지도 않고 귀찮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걸리적 거리는 팀원들과의 등산이라니...

 

 

착각은 거기까지였다.

운동화는 평지에서도 너무 미끄러운 타입이었고, 북한산에서 우리가 택했던 등산로가 온통 돌길이었다.

(돌아오는 택시 기사가 북한산 매니아였는데, 그 분의 말에 따르자면 북한산은 원래 돌길만 있는 모양이긴 한 모양이더만서도 -_- )

 

게다가 몇 일전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서, 산 중턱부터는 너무 미끄러워서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물론 눈길이 나타날 때 즈음부터 내 다리도 풀렸다.

과도한 운동부족에 극심한 스트레스도 한 몫했는지 친구 말처럼 난 저질체력의 소유자로 변신되어있었다.

 

결국 정상을 눈 앞에 두고 내려와야만 했다. (사실 정상까지는 거리가 꽤 됐지만... 이런 표현을 한 번 정도 해보고 싶었다.)

 

 

(포스팅도 했던 것 같은데...) 그 동안 미뤄왔거나 계획한 일들을 하나 하나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오피스텔 지하에 마련된 헬스장에서 운동도 그런 계획 중 하나였는데, 저질체력을 몸소 깨닫고 더욱 절실함이 생겼다.

하지만, 다리에 알은 운동 계획을 좀 더 미루는 효과를 불러왔다. ㅡㅡㅋ

 

등반 후엔 회식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급히 걸려온 전화에 회식은 불참하였다.

그리고, 내게 몸 뿐 아닌 마음의 고통이 함께 찾아왔다.

인정할 수 없던 현실.

 

 

하나 하나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고, 복잡하던 머리 속이 점차 투명해졌다.

한참을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면서 동시에 여러가지 일들일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아서 참 어려웠던 시간이 지나감을 느꼈다.

그리고, Refresh 되는 느낌과 함께 찾아온 시련.

 

딱 1년전의 그 때와 같은 느낌이었다. 무언가 딱 맞아 떨어지는 이상한 기분.

 

 

사소한 일에 쉽게 반응하는 타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을 딱 두번 느꼈는데 일년의 간격을 두고 벌어지다니.

 

 

여러가지로 발버둥도 치고, 외면도 하고, 극복도 해보려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길진 않지만, 짧지도 않은 삶 가운데서 중대한 결심을 하고 실천에 옮기려던 단 두번의 시기.

하필 그 시기에 찾아온 반복된 시련.

 

하늘이 나를 버린 것일까?

아니, 하나님께서 나를 드디어 버리신 것인가?

 

 

생애 처음으로 주의 뜻을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그리도 지은 죄가 많았던가?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최선을 다하며 옳지 않은 길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살아온 내게 이번 시련은 너무도 가혹하다.

그리고, 짊어지고 가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다.

 

세상을 향해 보여주고 싶은 욕심으로 선택한 두번째 삶.

억울하지 않게 살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는 내게 불면의 시간이라니..


희.희.희.희.

 

또 흐흐 거리며 포스팅하는 순간이 조만간에 생길지도 모른다.

 

일희일비하며 살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살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러고 싶지 않지만.

이번 한번은 비.에 이은 희.가 왔으면 좋겠다.

충분히 희희거릴 준비는 되어있다.

단 한번.

마지막으로 일희.하는 순간이 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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